새뮤얼 헌팅턴의 문명 충돌에 대하여

새뮤얼 헌팅턴은?

세계적인 정치학자이며, 현재 미국 하버드대 알버트 웨더헤드 석좌 교수이자, 존 올린 전략문제연구소의 소장이며 시사전문지 를 창립하여 공동 편집인으로 활약, 미국 정치학회의 회장을 역임하였다.. 동서 냉전 종식 이후 달라진 세계 정치의 성격을 규명하려는 시도로 '문명 충돌론'을 제기하여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제3의 물경-21세기 후반의 민주화>, < 쉽지 않은 선택-개발 도상국에서 정치 참여>등을 집필하였다.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 충돌론

아직 기억이 생생하다. 2001년 9월 11일 아침 미국에서 비행기 넉대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납치당하여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한 911테러가 발생했다. '쌍둥이 빌딩'이라 불리던 세계무역센터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국방부 건물은 일부 손상되었으며, 사상자는 3,000여명에 달했다.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는 장면은 전 세계로 생중계되었고 사람들은 경악했으며, 미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때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는 이 테러를 '전쟁 행위'라고 규정하며 보복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오사마 빈 라덴과 그가 이끄는 알카에다 조직을 테러의 배후로 직목하고 테러와의 전쟁, 이슬람 반미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같은해 10월, 미국은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 함께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은 항공모함과 전투기, 폭격기 등 엄청난 전투력을 앞세워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고, 반탈레반 정권인 과도정부를 세웠다. 하지만 미국이 처음에 전쟁의 목표로 삼았던 알카에다 조직을 환전히 뿌리 뽑지는 못했다.

전쟁이 끝난 뒤, 많은 사람들이 죽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쟁이 정말로 옳은 선택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반대 여론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념 충돌에서 문명 충돌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가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진영으로 나뉘어졌다.

자본주의는 기계, 설비, 건물, 땅 등 생산수단을 개인이나 기업이 소유하며, 공산주의는 이러한 생산수단을 국가가 소유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세계가 이처럼 양대 진영으로 갈라져 초강대국인 미국과 소련이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이 시기를 '냉전시대'라고 한다.

1991년 공산주의 진영의 리더였던 소련이 공식적으로 해체되었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여러 나라로 쪼개지면서 냉전 시대가 막을 내렸다. 이에 초강대국은 단 하나, 미국밖에 없었다. 이제 새로운 형태의 국제질서가 필요해졌다.

미국의 정치학자인 새뮤얼 헌팅턴은 이렇게 말했다.

"이념은 가고, 그자리를 문명이 차지할 것이다."

과거에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처럼 '이념 갈등에 의한 분쟁'이 많았지만 헌팅턴은 앞으로 서로 다른 '문명의 충돌'이 세계적인 분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여기서 문명이란 언어, 종교 등 여러가지 문화적인 특징이 모인 덩어리다. 즉 나라나 민족, 지역에 형성되어 있는 문명권을 말한다.

 

헌팅턴이 말하는 문명 충돌의 대표적인 예가 위에 쓰인 911테러 사건이다.

미국은 911테러 사건 이후 애국법이라는 것을 만들어 미국 내에 있는 이슬람 사람들에게 지문을 찍게 했다. 애국법은 유무선 전자통신을 도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면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게 했다. 이에, 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도청 허용은 폐지되었다.


'문명'의 탈을 쓴 세력정치 반영

헌팅턴은 1차적으로 종교, 문화에 따라 문명권을 구분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국제적인 세력 논리를 이름만 바꿔 나누어 놓은 것이 불과하다. 인도와 일본을 굳이 별개의 문명권으로 구분하였는데 정작 이들 두 국가는 모두 종교의 정치 개입을 부인하는 세속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냉전 시절 공산주의 지배의 영향으로 종교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된 러시아, 동유럽을 '정교회'권으로 구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랄트 뮐러의 '문명의 공존'

앞으로 세계 정치에서 문명의 충돌이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새뮤얼 헌팅턴 교수의 「문명의 충돌」은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많은 비판을 불러왔다. 이번에 푸른숲에서 출간된 「문명의 공존」 역시 헌팅턴의 주장에 대한 본격 비판을 가하고 아울러 전쟁이 아닌 대화와 공존을 길을 모색하는 대안서 역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21세기의 운명은 이슬람 등의 문명 충돌이 아니라 전적으로 서구에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헌팅턴의 문명 충돌론은 위험하다.
소련이 붕괴되고 냉전이 종식된 후 세계 정치를 분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하나로 미국 하버드 대학 교수인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앞으로의 세계 정치에서 문명의 충돌이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 되며, 문명에 바탕을 둔 국제 질서만 세계 대전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어 수단이라는 것이 헌팅턴의 주장.
그러나 문명, 특히 종교를 중심으로 한 21세기 세계 예측은 발표 이후 많은 비판을 불러왔다. '냉전 이론의 변형', '새로운 황화론', '백인 우월주의' 등으로 표현되는 헌팅턴에 대한 비판은 거창한 이론 뒤로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 수립에 조언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는 의심도 받아왔다.
그런 가운데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교수이자 헤센 평화 및 갈등 연구소 소장인 하랄트 뮐러가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본격적으로 비판하며 전쟁이 아닌 대화와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적극적인 대안서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하랄트 뮐러는 헌팅턴이 주장하는 서구를 위협한다는 적대적인 문명들의 존재가 실제로는 얼마나 설득력이 없는 환상인지 밝히며, '우리 대 너희'식의 이분법적 세계관, 적대적인 이미지들을 생산하고 수용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하고 또 유혹적인지를 설명해 준다.
이번에 푸른숲에서 「문명의 공존」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은 세계 정치적으로 중요한 지역들의 경제, 사회, 국가 간의 관계를 고찰하고 그 정치적 발전을 예견하며 여러 가지 가능성 있는 가상 시나리오를 펼쳐 보여준다. 그리고 문명간의 전쟁이 아니라 대화만이 세계 공동체의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헌팅턴이 '이슬람의 피묻은 경계선'이라는 명제로 문명 간 분쟁의 3분의 2에서 4분의 3이 이슬람 교도와 비이슬람 교도 사이의 싸움이라는 통계로 위험성을 주장하지만 뮐러는 이슬람 문명권의 전사가 타 문명과 분쟁을 벌이려면 비이슬람 문명의 상대역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타문명과 분쟁을 벌인 62개의 문명 집단 가운데 21개 집단, 즉 3분의 1이 이슬람 국가 또는 문명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이슬람 문명은 육로 경계가 현격히 길다. 따라서 헌팅턴의 통계는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것으로 육로 경계를 사이에 둔 국가들은 갈등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해 줄 뿐 새로운 점이 없다고 비판한다.
또 뮐러는 이슬람-유교 동맹의 잔혹 시나리오를 펼치기 위해 중국과 북한의 대 이슬람 무기 판매에 대해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미국의 대 이슬람 국가 무기 판매량이 중국과 북한의 판매량의 10배가 넘는다는 사실에 침묵하고 있다고 몰아 부친다.
그러면서 뮐러는 다음 세기가 20세기처럼 피비린내를 풍길 것인가, 아니면 폭력 분쟁은 주변적인 현상이 되고 세계가 협력의 질서를 이룩할 것인가 라고 묻고 이는 '중국의 도전'이나 '일본 주식회사', '이슬람 근본주의'에 달린 문제라기보다 서구 사회에 달린 문제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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