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악의 평범성

한나 아렌트, 악의 평범성

"인생은 즐기는게 최고지~ 한번 사는 인생 재밌게 놀자. 욜로욜로~" 혹시 이렇게 생각하시는분 계신가요?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한나 아렌트를 이번시간에 만나보시죠.


20세기 철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독일 태생의 유대인 철학사상가로, 전체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 그리고 세기의 명저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으로 유명합니다. 1906년 독일 하노버에서 중산계급의 유대인 가정에서 출생하여 칸트의 고장인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성장합니다. 어릴 적 집에서는 '유대인'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지만 성장하면서 놀림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어린시절부터 특히 신학과 철학에 왕성한 지적 호기심을 보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1929년 [아우구스티누스의 사랑개념]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하위를 받습니다. 그리고 바이마르 공화국이 몰락하고 1933년 히틀러의 나치당이 정권을 장악하던 혼란기에 시온주의자들을 위해 활동하다가 게슈타포에게 체포되어 심문을 받은 뒤 풀려나기도 합니다. 그 후 프랑스로 망명하여 반나치 운동 등에 참여하다가 상황이 악화되자 1941년 다시 미국의 뉴욕으로 망명하여 그곳에서 1975년 생을 마감합니다.


전체주의의 기원

미국에서 유대인 학살소식을 듣고 경악한 한나 아렌트는 이 '있을 수 없는 사건'을 세상에 말하기 위해 1951년 [전체주의의 기원]을 발표하면서 정치사상가의 길을 걷습니다.

얼핏 보면 히틀러 등의 파시즘(극단적 전체주의)과 스탈린식 사회주의는 서로 정반대의 이념을 가진 듯 보입니다. 실제로 히틀러와 스탈린은 서로를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아렌트는 이 둘을 '전체주의의 틀'안에서 묶습니다. 히틀러의 파시즘이나 스탈린식 사회주의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지요.

 

아렌트에 따르면, 전체주의란 이데올로기와 그에 반드시 뒤따르는 테러에 의존하는 지배형태입니다. 인종, 계급, 민족과 같은 특정한 사상을 구심점으로 결집된 이데올로기의 바탕 위에, 조직된 정치체제가 세워지며, 여기에는 테러가 필연적으로 뒤따른다는 것입니다. 즉, 전체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말살하고 광기와 공포로 지배하는 반정치 형태라는 것입니다.


노동에만 몰두하는 인간 비판

한나 아렌트는 근대사회 이후 인간은 '노동'에만 몰두하며 공동체를 위한 '행위'를 외면해 왔다고 지적하고, 현대사회에서 공공성을 새롭게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러분들도 어느정도 한나 아렌트 말에 공감이 가실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녀의 이런 주장은 근대, 현대 정치사상에서 등한시했던 공동체와 공적인 삶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인간의 조건]이라는 책으로 현대의 대표적 정치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게 됩니다.


악의 평범성

홀로코스트라는(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던 이유도 바로 '사유의 불능성'에 기인합니다. 나치 독일은 유대인들의 평등과 차이에 대해 이해하려 들지 않았고, 그들의 실존을 부정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유대인 이주는 평범한 사건이 되었고, 사람들은 '인종청소'를 아무런 사유 없이 '상식'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악'을 평범하게 만들었습니다.

악의 평범성이란 평범한 사람들이 악조차도 일상처럼 성실하게 반복함으로써 윤리관이 무뎌져 악에 이용당하고, 나아가 악을 돕는 관성의 폐해를 지적하는 말입니다.


이 세계를 사랑할 수 있는가?

오늘날에도 정치사상계에서 한나 아렌트의 영향력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비판이 없는 것 또한 아닙니다. 현실 정치에 대한 그녀의 접근은 철학자가 대부분 그렇듯, 정확한 사실 자료를 꼼꼼히 분석한 결과보다는 관념적인 추론에 가깝다고도 합니다. 가령 "전체주의론"의 경우 서로 다른 점이 숱하게 많은 소련과 나치 독일, 파시스트 이탈리아를 무리하게 하나로 묶어 보았다는 지적이 많으며, 그의 사상이 실증주의와 행태주의 학풍을 비판하는 근거를 젱공하기는 했지만 후설, 하이데거, 레오 스트라우스 등과 마찬가지로 비판은 있되 현실적 대안은 미비하다는 반박이 뒤따릅니다.

혼란해 지는 세계에서 각자의 이익 말고 무엇을 바랄 것인가? 우리는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다시금 고민하게 되는 지금, 새롭게 우리 마음에 울리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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